말뚝박기

말뚝박기

연도2019
재료레진
크기45*70*10

작품 설명

왁자지껄한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골목길의 흙먼지가 액자 너머로 훅 끼쳐오는 듯합니다. 작가의 의도대로, 어린 시절 친구들과 몸을 부대끼며 놀던 '말뚝박기'의 가장 즐겁고 치열한 찰나가 한 장의 입체적인 스냅사진처럼 완벽하게 포착된 작품입니다. 이 정겹고 역동적인 부조(형태를 도드라지게 새긴 조각) 작품의 감상평을 몇 가지 시선으로 나누어 전해드립니다. 1. 찰나의 생동감을 얼려버린 '입체 스냅사진' 가위바위보를 하기 위해 벽(기둥) 역할을 하며 서 있는 아이, 그 아래로 허리를 숙여 단단히 말(말뚝)을 만든 아이들, 그리고 그 위를 향해 몸을 날려 등에 올라탄 아이까지. 얽히고설킨 아이들의 역동적인 몸짓이 마치 카메라 셔터가 찰칵! 하고 터진 그 순간에 그대로 정지된 듯 생생합니다. 무거운 체중을 견디느라 낑낑대는 아이와, 등에 올라타며 세상을 다 가진 듯 환하게 웃는 아이들의 표정 대비가 작품에 경쾌한 리듬감과 유쾌한 생명력을 불어넣습니다. 2. 흙내음이 묻어나는 따뜻한 질감과 색채 화려한 채색 없이 황토빛 흙의 질감을 고스란히 살린 점이 이 작품의 감성을 짙게 만듭니다. 매끄럽게 가공되지 않은 거칠고 투박한 표면은, 스마트폰이나 푹신한 매트 없이도 흙바닥 골목길을 뒹굴며 놀았던 그 시절의 아스라한 추억을 시각적으로 불러일으킵니다. 따스한 살구빛 흙의 색감은 아이들이 서로 맞대고 있는 살갗의 체온을 감상자에게까지 고스란히 전달해 줍니다. 3. 과거의 추억으로 향하는 '기억의 창(窓)' 작품의 형태를 보면, 네모난 액자(프레임) 모양의 테두리 안에 아이들이 배치되어 있고 배경은 시원하게 뚫려 있습니다. 이 독특한 프레임은 마치 오래된 옛날 사진첩을 펼쳐보는 듯한 아련함을 주기도 하고, 바쁘고 삭막한 현대를 살아가는 어른들이 잊고 지냈던 순수했던 유년 시절을 들여다보는 '기억의 창문' 역할을 합니다. 총평 말뚝박기는 승패를 떠나 서로의 등과 어깨를 내어주고 온몸의 체중을 나누며 뒹굴어야만 할 수 있는 놀이입니다. 이 조각 작품은 단순히 과거의 놀이를 재현한 것을 넘어, 서로의 땀 냄새를 맡고 살을 부대끼며 함께 웃었던 그 시절의 '건강한 연대감'과 '순수한 동심'에 대한 따뜻한 헌사로 다가옵니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지고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참으로 정겨운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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